역사소설 작가들이 밝힌 집필 노하우
역사소설은 사실에 픽션을 입히는 어려운 문학 장르입니다. 특히 작가들은 수백 년 전의 사건을 현재적 감각으로 다시 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. 이 글에서는 유명 역사소설 작가들이 직접 밝힌 집필 노하우와 조사법, 인물 설정 전략, 그리고 서사 구조 설계 방식까지 종합적으로 소개합니다. 창작을 고민하는 예비 작가뿐 아니라, 역사소설을 더 깊이 읽고 싶은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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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역사소설 작가들이 밝힌 집필 노하우 소설, 역사, 인물 |
1. 역사소설, 왜 더 어려운 장르인가?
1-1. 사실성과 창작의 균형
- 독자가 믿을 수 있을 만큼 사실 같아야 하고, 동시에 드라마틱한 허구 요소도 있어야 합니다.
- 작가들은 역사 기록을 그대로 쓰기보다, 빈틈을 창작으로 메꾸는 방식을 택합니다.
예: 『칼의 노래』의 김훈은 이순신이 남긴 짧은 일기 사이에 “말하지 못한 고독”을 상상으로 넣었습니다.
1-2. 시대적 언어와 정서의 재해석
- 16세기 조선의 감정은 21세기 감정과 다릅니다.
- 작가는 “그 시대의 감정 + 현대적 공감”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합니다.
이 때문에 역사소설은 “가장 어렵고, 가장 매혹적인 장르”라 불립니다.
2. 자료조사와 고증 – 작가들의 실전 전략
2-1. 1차 사료와 2차 참고문헌 구분
- 1차 사료: 실록, 사기, 편지, 일기, 유적 등
- 2차 문헌: 학자의 해석서, 다큐멘터리, 연구 논문 등
『역사의 주인공들』의 저자 박태균은 “1차 사료는 원석이고, 2차 문헌은 가공한 보석이다”라고 말합니다.
2-2. 고증보다 ‘맥락’이 중요
작가들은 “100% 역사적 사실”을 재현하려 하기보다, 그 인물과 사건의 ‘의미’와 ‘맥락’을 전달하려 합니다.
예: 『하얼빈』(김훈)은 안중근의 알려지지 않은 순간들을 문학적 추정과 상상으로 구성합니다.
📌 고증은 정확성보다 설득력이 핵심입니다.
2-3. 현장답사와 사진 아카이브
- 작가 진형민: “현장을 밟지 않으면, 글이 뜬다.”
- 작가들은 구글 어스, 옛 지도, 국사편찬위원회 아카이브 등을 활용하여 공간 묘사를 구체화합니다.
3. 인물 설정과 감정선 구축법
3-1. 인물에 질문을 던진다
- 김훈: “이순신에게 내가 묻는다. 그는 무엇을 견뎠는가?”
- 박범신: “허균은 진짜 광인이었을까, 혁명이었을까?”
작가들은 인물을 단정하지 않고 질문하며 다층적으로 구성합니다.
3-2. 주인공만큼 중요한 주변 인물
역사소설은 배경이 넓고 인물이 많기에 조연의 입체성이 서사의 깊이를 결정합니다.
예: 『토지』의 박경리는 서희보다 주변 인물의 성장과 몰락에 더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.
3-3. 감정선을 시대와 연결
1900년대의 슬픔은 ‘개인’의 감정이 아닌 ‘민족’, ‘국가’, ‘가족’ 중심의 감정입니다.
그래서 작가는 감정을 “그 시대가 허용한 방식”으로 표현해야 합니다.
- 눈물 대신 침묵
- 분노 대신 의로운 죽음
4. 서사 전개와 픽션의 균형 맞추기
4-1. “기록에 없는 것은 픽션이 채운다”
- 『삼국지연의』의 뤄관중은 역사서의 공백을 스토리텔링으로 메우며 ‘연의’ 형태를 완성했습니다.
- 진융은 실제 사건 사이를 가상의 무협 인물로 연결했습니다.
현실을 닮은 거짓말로 진실을 말하는 기술이 바로 역사소설의 매력입니다.
4-2. 장면 구성법 – 드라마틱한 순간 포착
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은 대부분 정적인 기록입니다. 작가들은 이를 감각적으로 재구성합니다.
- 이순신이 울돌목을 바라보는 장면
- 임꺽정이 의병들과 이별하는 밤
📌 역사소설의 장면은 기억과 상상 사이의 미학입니다.
5. 역사소설 작가들의 실제 집필 습관과 도구
5-1. 하루 3~5시간, 규칙적 글쓰기
- 김훈: “매일 새벽 5시부터 8시까지, 무조건 책상에 앉는다.”
- 조정래: “한 줄도 못 써도, 자리에 앉아야 작가다.”
장편 역사소설은 집요한 루틴과 체력 관리가 필수입니다.
5-2. 노트 필기 → 워드 전환
손글씨로 스토리보드나 인물 관계도를 작성한 후, 초안은 종이로 → 완성은 컴퓨터로 작성합니다.
도구 예시:
- 구글 킵 (자료 스크랩용)
- 드롭박스 (사료 저장)
- 스크리브너 (장면별 정리 툴)
5-3. 시대 별 참고 문체집 활용
작가들은 해당 시대에 사용된 말투, 단어, 호칭 등을 따로 정리해둡니다.
- ‘전하’, ‘상감’, ‘소신’ → 조선
- ‘대감마님’, ‘사또’, ‘군졸’ → 조선 후기
📌 대사 하나에도 문체 고증이 필요하다는 것이 작가들의 공통 조언입니다.
결론: 역사소설 창작은 ‘시간’을 건너는 인간의 상상력
역사소설을 쓰는 일은 과거를 재현하는 게 아니라, 그 시대를 사는 인간을 상상하는 일입니다.
- 작가는 타임머신 없이도 시간과 장소를 넘나들며 감정의 진실을 끄집어냅니다.
- 사건은 같아도, 그것을 느끼는 방식은 시대마다 다르며 작가는 그 차이를 이해하고 조율합니다.
📌 역사소설은 기록이 아니라 재해석이며, 픽션이 아니라 공감의 문학입니다.
작가 김훈의 말처럼, “나는 죽은 사람들의 말을 대신 써주는 사람이다.”
